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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소식

사이드카 37회·발동 안 된 날 단 3일, 코스피에 무슨 일이

by marsol 2026. 7.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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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아침, 습관처럼 경제신문을 펼쳤다가 헤드라인 앞에서 멈췄다. 또 사이드카였다. 문제는 '또'라는 말이 조금도 어색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비상을 알리는 장치가 이토록 자주 울리면, 그건 더 이상 비상이 아니라 그냥 일상이 되어버린다. 그리고 시장의 비상이 일상이 되는 순간만큼 위험한 신호도 드물다.

사이드카 발동 37회, 숫자가 말해주는 것

숫자를 확인하고 나서야 감각이 과장이 아니었음을 알았다. 7월 들어 12거래일 가운데 사이드카나 서킷브레이커 중 하나라도 발동된 날은 9일이었고, 아무 일 없이 지나간 날은 사흘뿐이었다. 유가증권시장의 올해 사이드카 발동 횟수는 37회로 역대 연간 기록을 갈아치웠다. 사이드카는 원래 이렇게 자주 보라고 만든 물건이 아니다. 선물가격이 급등하거나 급락할 때 현물시장이 받을 충격을 줄이려고 프로그램 매매의 효력을 5분간 멈추는, 일종의 부분 정지 장치다. 여의도에서 가장 자주 보이는 차가 사이드카라는 오래된 농담이 올여름 다시 살아난 데는 이유가 있었다.

오를 때도 걸린 브레이크, 방향이 아니라 진폭의 문제

흥미로운 건 이 급등락이 하락장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점이다. 나는 사이드카라고 하면 반사적으로 폭락을 떠올렸는데, 올해는 그렇지가 않았다. 매수 사이드카가 18회, 매도 사이드카가 19회로 양방향 발동 횟수가 거의 비슷했다. 시장이 무너질 때만 브레이크가 걸린 게 아니라, 치솟을 때도 똑같이 걸렸다는 뜻이다. 오르든 내리든 그 폭이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커졌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이 대목에서 나는 방향보다 진폭이 문제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시장이 어디로 가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세게 흔들리느냐. 코스피 사이드카는 1월에 한 번도 발동되지 않았다가 2월 3회, 3월 7회, 4월 3회, 5월 6회, 6월 10회로 늘었다. 발동 주기가 짧아지고 있다는 건, 시장의 손이 점점 더 떨리고 있다는 신호다.

두 종목이 지수의 안색을 결정하는 시장

그렇다면 왜 이렇게 손이 떨리게 됐을까. 원인을 하나로 짚기는 어렵지만, 전문가들의 진단은 대체로 한 곳을 향한다. 반도체 쏠림과 레버리지다.

먼저 쏠림의 규모가 상식을 넘어선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종목이 코스피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8%를 넘어섰다. 지수라는 이름을 달고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두 회사의 주가가 시장 전체의 안색을 결정하는 구조가 된 셈이다. 반도체가 기침을 하면 코스피가 몸살을 앓는다. 지난 7월 초의 폭락도 그랬다. 메타가 남는 AI 컴퓨팅 자원을 외부에 파는 사업을 하겠다고 발표하자, 이것이 'AI 연산 자원이 남아돈다 → 메모리 반도체를 덜 사겠다 → 반도체 사이클 종료'라는 논리로 해석됐고, 마이크론과 샌디스크가 10% 가까이 급락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로 그대로 옮겨붙었다. 바다 건너 회사의 사업 발표 하나가, 개장 한 시간 만에 우리 지수 수백 포인트를 지워버린 것이다.

레버리지, 하락의 원인이 아니라 증폭기

여기에 기름을 부은 것이 레버리지다. 다만 이 대목은 조심스럽게 봐야 한다. 여러 분석은 레버리지 상품이 하락을 처음 일으킨 범인이 아니라, 이미 시작된 하락을 키우는 증폭기였다고 본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기초자산의 하루 수익률을 두 배로 좇기 위해 매일 보유 물량을 조정해야 하는데, 하락장에서는 이 과정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추가 매도 압력으로 되돌아온다. 떨어지니까 팔아야 하고, 파니까 더 떨어지는 구조. 상승기에는 추격 매수가 상승 폭을 키우고, 하락기에는 이 되먹임이 낙폭을 키운다.

무너지는 건 실적이 아니라 기대와 빚

그래서 지금 무너지고 있는 것은 반도체 회사의 실속 자체가 아니라는 점을, 나는 기록해두고 싶다. 하나증권은 최근 하락이 반도체 업황이 정점을 지나 꺾였기 때문이라기보다, 반도체주에 과도하게 몰렸던 자금과 레버리지 투자가 한꺼번에 빠져나간 데 따른 가격 조정이라고 진단했다. SK하이닉스의 2분기 실적 전망이 하향되고 미국주식예탁증서 상장 재료가 소멸되면서 고점 논란이 다시 불붙기는 했지만, 증권가에서는 펀더멘털 훼손보다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 실현과 수급 충격을 더 큰 요인으로 본다. 실적이라는 기둥은 아직 서 있는데, 그 위에 쌓아 올린 기대와 빚이 먼저 흔들리고 있다는 뜻이다.

한쪽으로 쏠린 걸음, 그다음은

며칠째 이 장면을 지켜보면서 자꾸 떠오른 건, 몸무게가 한쪽 다리에 쏠린 사람의 걸음걸이였다. 그 다리가 튼튼한지 아닌지와는 별개로, 무게가 한쪽에 몰려 있다는 사실 자체가 이미 위태롭다. 조금만 밀려도 크게 휘청인다. 지금 코스피가 작은 노이즈에도 9%씩 출렁이는 이유가, 나에게는 딱 그렇게 읽힌다.

반등의 실마리가 미국 빅테크의 AI 주문 물량에서 확인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지만, 그건 시장이 스스로 답할 몫이다. 다만 사이드카가 울리지 않는 조용한 사흘이 다시 아홉 날이 되고 열 날이 되는 시점이 온다면, 우리는 그 회복을 진짜 회복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아니면 그저 무게가 반대편으로 옮겨간 또 다른 쏠림일 뿐일까. 오늘 아침 신문을 덮으며, 나는 그 질문을 접어두기로 했다.

 

참고자료: 뉴스핌·서울경제·이데일리·전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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